이즈티하드(독자적 판단)라는 주제
이즈티하드, 독자적 판단이라는 용어는 말 그대로 “어떤 어렵고 힘든 과제를 도출해 내기 위해 모든 능력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슬람 전문용어로는 “모든 능력을 발휘하여 이슬람 율법상의 분명한 근원으로부터 가정적 결론을 연역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은 무즈타히드, 관련 과제는 무즈타하둔 피흐 라고 불린다.
이즈티하드에는 원칙적으로 두 가지 요건이 있다. 첫째는 법적 판단과(아흐캄) 관련되는 이슬람 율법의 근원을 알아야 한다. 둘째, 이즈티하드는 그 지성과 종교 율법의 논리를 통해 근원의 정신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사람에 의해 수행돼야 한다. 자격 있는 사람이 적절한 경우에 행하는 이즈티하드는 모두 유효하다.
더욱이 이즈티하드는 유추나 비교로만(크야스) 한정되는 것은 아니어서, 표시, 단서 및 법 문서의 암시로도 이뤄질 수 있다. 또한 은유와 문학적 표현을 다루는 아랍어 수사법을 포함하여 성 꾸란과 순나의 언어적 측면에서 판단을 도출할 수도 있다.
인류의 마지막 보편적 종교인 이슬람은 시공을 넘어 인간의 문제에 대한 전형적 해결책의 제시로서, 이런 해결책은 인간의 끝 없는 문제를 다루는 성 꾸란과 순나라는 제한된 문헌을 바탕으로 제시된다. 이런 축복받은 행위는 선지자 시대에 시작하여, 이즈티하드, 라이(주관적 법적 견해), 이스티드랄(추론), 크야스(유추), 이스틴바트(연역)이라는 이름으로 이슬람력3-4 세기에 발달을 보게 되며 매우 효과적으로 실행되어 왔다.
이슬람 세계에서 독특한 이런 풍부하고 독창적 법 문화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 이유는 활동적 이슬람의 삶 체계가 공적 영역에서 제외되고, 이슬람 초창기와 같은 적극성이 부족해지고, 정신적 영감이 적어지며, 성 꾸란과 순나를 잘 아는 훌륭한 지식인이 부족한 것에 기인한다. 어떤 사람들은 충분하지 못한 지성으로 추리력이 부족하고, 성 꾸란과 순나 지식에 뒤지며, 영감을 얻지 못한다. 이런 류의 사람들이 종교계에서 주도함으로써, 이즈티하드라는 훌륭한 제도는 맹종(타끌리드), 암송과 모방으로 탈바꿈하였다.
이즈티하드 정신이 사라지고 그 문이 닫혀진 몇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이 살펴볼 수 있다. 정치적 탄압, 내부의 투쟁, 이즈티하드 제도의 오용, 현재의 법체제에 대한 맹신, 개혁의 부정, 시대의 획일적 사고체계에 의한 맹목성 등을 말한다. 더욱이 지성과 능력을 바탕으로 이즈티하드를 수행토록 위임 받은 사람이 간혹 잘못하여 이즈티하드를 오용하는 이교 집단에서 나오기도 했다. 사실, 그 문은 누구에 의해서도 닫혀진 것은 아니었지만, 일부 울라마(이슬람 법 지도자)는 자신의 욕망과 해석을 추구했던 사람에게 이즈티하드의 문을 닫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즈티하드를 수행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로 인해 문은 자동적으로 닫히게 되었다. 사회에 이즈티하드를 수행할 수 있는 훌륭한 학자가 있지 않다면, 이즈티하드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무시하는 것은 어렵게 된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현실적이다. 그들의 생각과 마음은 아주 이질적이며 마음은 비 물질적인 것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그들에게 초기 무슬림 시대와 같은 종교와 신앙은 삶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지 못한다. 반대로 종교와 신앙에 관심이 없어, 그들에게 신앙의 유무는 중요하지 않다. 많은 사람이 신앙 영역에 별로 관심이 없고, 종교의 본질은 대부분 무시된다. 이슬람의 기둥과 종교 원칙을 의심스럽게 보고 있는 것이다. 많은 무슬림에게 종교는 붕괴되었으며, 이즈티하드의 틀 속에서 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이슬람의 역동적 측면인 이즈티하드가 적절히 사용될 수는 없다.
위와 같은 언급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이슬람 세계에는 커다란 종교와 신앙의 부흥이 있어 왔으며, 이런 발전을 통해 조만간 이즈티하드의 문을 열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적절한 시기가 되면, 그런 솟구치는 정신과 독창적 지성을 통해 이즈티하드 수행에 대한 철저한 책임감을 가진 그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집단이 나올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이리하여 이들이 이즈티하드 정신이 상실된 이후 생긴 간극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한다. 잠시 기다리면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해 주시는지 지켜보자.
[무슬림 세계, 특집호, 2005년 7월, 95권 3호, 325-4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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